운동회하면 우리는 보통 큰 규모를 생각하게 된다. 여러 유아교육기관이 모여 큰 운동장에서 연합이라는 이름의 운동회를 구상한다. 학부모도 오고, 지역유지도 오고 야단법석이다. 이제 이런 식, 이런 시절은 끝나야 한다. 누구를 위한 운동회인가? 정말 아이들만의 운동회였을까? 특히나 어린이를(유아)상대로 하는 운동회는 어른들의 꼴불견이 없어야 한다.

 

*자료 제공 : 부천 「햇님나라 구경 간 채송화어린이집」(원장:구자룡)

 

지난 호에 발표했던 홀리스트 교육계획 「모든 행사에 주제를 붙여보자」를 보고 전국의 유아교육기관 원장님들로부터 “우리도 이런 프로그램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 전화를 주신 원장님들과 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큰 도시 또는 상가 밀집지역, 아파트단지 내에 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이런 행사를 하고 싶어도 주위 환경과 여러 가지 여건상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아니, 할 수도 있을법한데 비용이 문제다. 일주일간 프로그램을 진행하려면 많은 비용이 든다. 어린이집에서 모두 부담하자니 그렇고 학부모들께 부담시키자니 그것도 그렇고...

우리 어린이집은 다행스럽게도 자연과 접하고 있다. 포도밭도 10분 거리에 있고 밤나무도 바로 코앞에 있고 쓰레기 처리장등 교육적 가치가 있는 기관이 모두 가까운 곳에 있어 이런 홀리스트 프로그램 계획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운동회 프로그램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호 서론에 이야기 했듯이, 어느 농촌에서 밤에 운동회를 하여 ‘별빛 운동회’라 이름지었다고 했다. 참으로 재미있고 이색적인 운동회였다.
운동회하면 우리는 보통 큰 규모를 생각하게 된다. 여러 유아교육기관이 모여 큰 운동장에서 연합이라는 이름의 운동회를 구상한다. 학부모도 오고, 지역유지도 오고 야단법석이다. 이제 이런 식, 이런 시절은 끝나야 한다. 누구를 위한 운동회인가? 정말 아이들만의 운동회였을까? 특히나 어린이를(유아)상대로 하는 운동회는 어른들의 꼴불견이 없어야 한다.

우리 어린이집은 올해 3번째로 운동회를 한다. 물론 학부모도 없고 지역유지는 더더욱 없다. 오로지 아이들과 교사들만으로 의미가 깊은 하루를 보낸다. 먼 훗날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 만약 유아시절을 기억한다면 오래 남을 수 있는 추억거리를 위해...

이번 소개하는 운동회 프로그램(2002년)은 애국심을 불어넣기 위해 기획을 했다. 운동회 종목은 다른 운동회와 같다. 장애물 넘기, 과자 따먹기, 달리기, 박 터뜨리기 등등. 그러나 이런 종목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름을 붙인다면 운동회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평소 일본에 대한 감정이 조금 다르다. 그래서 어린이집 개원과 함께 소형 태극기와 독도가 있는 한반도기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주어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가르쳤었다. 아니, 아예 원가를 ‘독도는 우리 땅’으로 정해버렸다. 지난해 운동회 내용도 독도와 관련된 프로그램이었다.
어린이들에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기도 하지만 우리가 일본을 이기는 대국이 되려면 과거 36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어릴 때 애국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운동회도 4대 특강처럼 모든 비용은 어린이집에서 부담한다. 적어도 한 달 전부터 공지를 한다. 특히 어떤 방법으로든 학부모들의 참석은 없다고 미리 알려야 한다. 왜 학부모가 오면 안 되는지를 자세히 설명해주면 더욱 좋겠다.

솔직히 학부모가 오면 신경이 쓰인다. 우리 아이만 찾기 때문이다. 또 아이들도 엄마만 보면 울먹이고 행사는 엉망이 된다. 자립심이 상실되는 순간이다. 그래서 어떤 행사든 우리 어린이집은 학부모가 오는 일은 없다.

 

● 가정통신문(예)   “얘들아, 새로운 세상을 향해” -2003년 가을 운동회에 즈음하여-   안녕하세요. 국화 향기 그윽한 가을입니다 뭔가 그립고 누군가가 보고 싶어지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난 늦여름 태풍이 할퀴고 간 자리를 보면 참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하지만 전국에서 모아지는 성금, 피해복구를 위해 자원봉사자로 나선 사람들을 보면 그래도 세상은 아직 살만하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 어린이집을 믿고 아이들을 맡겨주신 고마우신 부모님들, 가을 운동회를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하루 아이들과 즐겁게 놀겠습니다. 더 크게 자라기 위해, 더 멀리 달리기 위해 아이들끼리 운동회를 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많은 격려 그리고 박수를 부탁합니다. 학부모님께 부탁의 말씀이 있어 몇 마디 더 적습니다. 1. 운동회경비는 따로 받지 않습니다. 점심, 간식, 상품 등은 모두 어린이집에서 준비합니다. 2. 운동회 날 꼭 원복을 입혀주시고 신발은 운동화로 준비해주십시오 3. 반일반 일과시간 보다 조금 늦게 귀가 합니다. 도착 예정시간은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4. 운동회를 하고 나면 어린이가 피곤할 수도 있습니다. 충분한 휴식을 시켜 주시고 만일 운동회 다음날에 결석을 하게 되면 미리 연락 주세요. 5. 날씨가 조금 춥더라도 예정된 날 운동회를 하겠습니다. 단, 비가 오면 연기하겠습니다. 6. 되도록이면 학부모님들께서는 오지 마세요. 아이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주기 위해서 입니다.                                                                                       2002년 10월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