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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되고 획일화된 교육에서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학습하는 생태유치원이 유아교육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독일, 유럽 중심의 생태교육을 받아들일 뿐 정작 우리의 환경과 우리 아이들의 기질에 맞춰진 교육과정의 개발과 추진은 미흡하기만 하다.

생태교육을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교사교육과 가정과의 연계, 장난감에 익숙한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 교구를 자연스럽게 접근시키는 법 등 우리 실정에 맞는 생태교육을 목표로 꾸준히 달려온 사람이 있다. 바로 어린이생태과학심리연구소 고중곤 소장이다.

kidkids : 어린이생태과학연구소는 어떤 곳인가요?

고중곤 소장 : 유아과학 프로그램 연구는 물론 생태교육 연구발표, 교수법 개발을 통한 교사교육, 학부모코칭 부모교육, 총신대학교 사회교육원 생태유아교육전문가 자격증과정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연품성철학인 '우듬지철학'을 바탕으로 30년 후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하며 아이들의 영성, 감성, 창의성 개발을 위해 20여년간 운영되어 지고 있습니다.

 kidkids : 어린이생태과학심리연구소 활동 외 부설기관 우듬지유치원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어떤 관련성이 있나요?

고중곤 소장 : 교육이라는 이름의 집이 있습니다.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서는 단단한 기둥과 지지해줄 토양이 필요하지요. 어린이생태과학심리연구소의 활동은 토양과 기초의 역할입니다.

그 위에 기둥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자연품성철학의 나투어슐레 프로그램과 교사교육, 부모교육 등입니다. 다시말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설계하고 리모델링 해주는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지요.

kidkids : 그렇다면 생태, 과학, 심리의 관련성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고중곤 소장 : 한 여름 자연에 나가 신나게 물싸움을 하다 옷이 젖었습니다. 한참 햇살 아래 뛰노는 사이 어느새 옷이 말라 버렸지요. “애들아, 물방울들은 어디로 갔을까?” 증발을 어렵게 설명할 필요가 없이 자연에서 만나는 일상적인 일들을 통해 스스로 알아 가는 것이지요. 또 하나 놀라운 효과는 이러한 자연놀이, 자연탐색, 과학활동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마음의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는 점입니다.

자연은 과학이며 이 과학은 내적 변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자원이 되는 것입니다. 진정한 생태교육은 아는 것보다 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kidkids : 부설기관인 우듬지유치원의 원명에 깊은 뜻이 있어 보입니다.

고중곤 소장 : 나뭇가지 제일 끝에 달리는 가지를 ‘우듬지’라고 합니다. 예부터 우듬지는 아이의 기를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바로 우듬지에서 새로운 잎이 돋아 나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힘과 에너지를 키워주고 끌어 내주는 것, 그런 교육을 실현하는 곳이 바로 '우듬지'입니다.

kidkids : 우듬지유치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나투어슐레 프로그램이 궁금합니다.

고중곤 소장 : 어린이생태과학심리교육연구소의 오랜 연구결과 끝에 개발된 나투어슐레 프로그램은 유럽의 숲 프로그램을 국내 교육현실과 자연환경에 맞게 적용하고 오감체험학습 실현을 목적으로 구성된 교육과정입니다.

나투어슐레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나투어슐레-숲속유치원을 중심으로 나투어지니어스,  나투어플레이아트, 나투어크리영재스쿨, 나투어맘스쿨, 에코테라피 등이 있습니다. 그 중 '숲속 유치원'은 매주 수요일마다 숲속을 찾아가 다양한 곤충과 식물을 만나는 오감체험활동으로 자발적인 놀이 욕구를 충족시키고 균형있는 발달을 도와줍니다.

또 7세반의 '참나무 연구발표회'는 자연스러운 자연과의 소통을 중심으로 탐색과 발견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스스로 주제를 선정하고 이를 과학적 프로젝트접근의 통합적 자기발견과정을 거쳐 하나의 주제를 선정하고 연구한 내용을 발표하게 됩니다.

작년 졸업생 중 한명은 달팽이에 대한 발표를 1시간동안 진행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지요. 나투어슐레 프로그램은 오감체험을 통해 지성까지 자연스럽게 해결 됩니다.  

kidkids : 우듬지 친구들에는 멘토 멘티와 같은 독특한 체계가 있어 보입니다.

고중곤 소장 : 자연과 만나는 다양한 통합활동에는 형님과 아우가 짝을 이룹니다. 바로 형님이 멘토가 되는 것이지요. 첫 3월에는 형님도 아우도 모두 힘이 들지만 함께 손을 잡고 협력하는 법을 스스로 알아 갑니다. 그 변화를 보시면 깜짝 놀라실 거에요.

kidkids : 숲 유치원 활동을 동행하며 깜짝 놀랐습니다. 선생님들의 아이들에 대한 격려법이 남달라 보입니다. 징검다리 건너기 활동을 하는 동안 친구들이 스스로 건널 수 있도록 응원하고 기다려 주는 모습이 인상깊습니다.

고중곤 소장 : 저희 교육의 핵심은 아이들의 잠재되어 있는 능력을 끌어 내는 것입니다. 힘찬 격려와 칭찬은 아이들의 놀라운 변화의 첫 걸음입니다. 칭찬법은 자존감 형성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를 번쩍 안고 징검다리를 건너면 오히려 힘도 덜들고 시간도 단축되겠지요. 하지만 아이들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지지하며 충분한 시간을 기다려 준다면 아이들은 ‘해냈다’라는 값진 경험을 가슴속에 간직할 수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자라면 자연에서 배운 실패와 도전을 발판 삼아 어떤 일에 부딪혀도 능동적으로 도전하는 사람이 되겠지요.

>숲 속에서 버찌열매 따기

kidkids : 나투어슐레 프로그램을 잘 적용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교수법이 있어 보입니다.

고중곤 소장 : 어린이생태과학심리연구소에서 연구 개발한 통섭적 접근의 'POOS 교수법'이 있습이지요. 통섭적 접근은, 교사가 가진 모든 것을 집중시킨 후 원하는 교수 상황의 목표를 향해 표현하는 '입체적 교수법'입니다. 저의 경우 제가 가진 모든 영역 즉 사이언스, 매직, 퍼포먼스, 자연에 대한 지식 등을 통합시킵니다. 이는 교수상황에서 아이들의 내면에서 역동성을 끌어내며 주의 집중력, 참여도, 표현력을 높이게 됩니다.  

'POOS'는 perfotmance objet of science의 약자입니다. 교사 자신이 교구가 되는 것이지요

또 하나는 창의력을 끌어내는 '창의적 발문법'입니다. 예를들어 “1더하기 3은 무었일까요?” 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애들아, 4를 만들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POOS 교수법과 '창의적발문법'을 통한 교육은 살아있는 참 교육을 위한 어린이생태과학심리연구소의 산물입니다.

kidkids : 어린이생태과학심리연구소의 활동은 생태프로그램 개발, 교사교육, 교수법 개발 등에 머물지 않습니다. '자연품성교육'이라는 화두로 교사, 원장리더십교육, 부모교육도 개발되고 다양한 활동으로 지역사회에도 주목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중곤 소장 : 21세기를 살아가는 진정한 유아교육은 우리 아이들의 100년을 준비하는 교육이어야 하며 이는 건강한 내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를 위ㅙ 우리 문화에 맞는 내면의 정서와 자연과의 교감이라는 소통의 열매로 표현할 수 있는 '자연품성철학'을 10년 넘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자연품성교육'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우리아이들의 기(氣)를 끝어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기관과 부모님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우듬지유치원은 입학 전, 부모님의 독후감과 양육사명서를 제출해야 하며 입학 후에도 6주간 부모 예비학교를 이수해야 합니다.

학부모님을 돕기 위한 시스템인 셈이죠.

매달 전국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연품성 양육법 특별 정기 세미나'를 기획하여 진행합니다.

또 원장님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정을 개설하여 '21세기 성공하는 원운영'을 돕고자 지난 20여년간 연구한 생태과학을 비롯한 '숲유치원 아카데미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kidkids : 최근 생태유아교육을 통한 다양한 아카데미 강좌가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중곤 소장 : 6월 25일에는 숲 속 참여수업 백과사전이라는 주제로 ‘숲속 참여수업 성공비법’에 대해, 그리고 7월 2일에는 ‘실내생태놀이 비법’에 대한 노하우를 공개했습니다. 타 지역에서 많은 원장님들이 참석해 주신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오는 7월 9일에는 ‘영재 숲 생태놀이 비밀노트’ 강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반 유치원들이 숲 속에서 운영되는 숲속유치원을 쉽게 운영 할 수 있는 노하우들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그 동안 총신대학교에서 자격증과정으로 운영되었던 15주 과정을 핵심정리 3강좌로 요약하여 세 강좌를 수강할 경우, ‘숲속 핵심워크숍’을 통해 자격증을 발급하여 드릴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유치원 현장에서 10여 년 넘게 연구되어진 프로그램인 만큼 유아교사의 생태적 마인드 뿐 아니라, 계속해서 변해가는 유아교육의 흐름에 대처할 수 있는 미래 원운영에 대한 철학적 노하우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또한 참여수업을 위한 가족치료 프로그램과 교사들의 마음충전교육인 ‘교사충전학교’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kidkids : 친구들이 원장선생님 대신 깨끼선생님이라고 부르던데요, 무슨 뜻인가요?

고중곤 소장 : 어린 시절, 한 선생님께서 제게 꿈이 뭐냐고 물어보셨어요. 저

의 꿈은 ‘선생님, 과학자, 마술사, 유치원 원장, 페스탈로치 같은 사람, 청소년 상담가, 그리고 목사님이 되는 것입니다’라고 말씀 드렸더니 소중한 꿈을 잊지 말고 꼭 이루라고 말씀하시며 새끼손가락을 내밀어 약속을 하자고 하시더군요.

저희 고향에서는 새끼손가락을 깨끼손가락이라고도 말합니다. 약속을 하신 선생님께서는 사흘 후, 저에게 편지를 보내주셨는데, 편지내용에 ‘깨끼소년, 너는 꿈이 있는 소년, 심지가 곧은 소년이란다’ 하시며 의미를 부여해 주셨지요. 깨끼소년이 어느덧 ‘깨끼 선생님’이 되었네요.(웃음) 

제 인생을 뒤돌아 보니 유아과학 연구 활동을 하는 교육과학자가 되어 있고, 혼자 독학으로 배웠던 마술로 마술대회에 나가 수상 경력도 있으며 현재 마술학회 이사로 활동하기도 합니다.

페스탈로찌처럼 ‘아이들을 자연에 내보내서 키우자’라며 자연품성교육을 강조하는 사람이 되어 있는가 하면 유치원뿐만이 아닌 방과 후 대안학교프로그램인 비전체험단과 청소년비전포럼 활동을 통해 청소년의 상담 및 코칭 멘토일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kidkids : 깨끼 선생님만의 교육철학인 있다면 무엇인가요?

고중곤 소장 : '하나님이 주신 자연보다 위대한 스승은 없다.' 일찍이 많은 학자들은 자연이 주는 교육적 가치에 대해 수없이 강조하고 있어요. 그 중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유아교육학자인 프뢰벨과 데이비스의 고백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자연의 색과 모양에서 자연에 나타난 완전한 아름다움의 배열을 보고 있노라면 하나님의 창조활동에 참여한다는 강한 의식이 생깁니다.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자연의 경관을 보고 그 의미를 감상하면 하나님과 잠시 동안 하나됨을 확신하게 되죠.

아이들은 자연의 변화를 느끼고 깨달으면서 자연과 감정을 교류하는 내면의 힘, 이른바 소통하는 힘을 키우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소통하는 힘’은 살아있는 입체적 체험교육을 확장 시키며 이는 내면의 힘을 성숙하게 하죠. 21세기 지구촌시대에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의미 있는 교육환경을 통해 자기주도적인 삶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kidkids : 앞으로의 꿈, 계획은 무엇인가요?

연구진, 교사들과 힘을 합쳐 우리 고유의 생태 유치원 교육법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많은 아이들이 숲 속 소풍 길을 걷게 하고 자존감이 회복되어 더 큰 꿈을 품고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죠. 많은 교육기관, 연구모임, 교육모임과 소통하고 연대하여 세계에 주목받는 아름다운 교육 공동체를 이루고 싶어요. 그 일환으로 2020년 생태예술 치유센터 건립을 목표로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kidkids :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에디터 | 키드키즈 취재팀
촬영협조 | 어린이생태과학심리연구소, 우듬지 유치원 http://www.naturschul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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